[경남매일] 쓰레기통 없는 친환경 울산울주산악영화제 (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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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10-26 14:15 조회 94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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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따뜻해지는 시기는 끝났다. 이제는 지구가 끓어오르는 시기다." 지난 7월 말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살인적인 폭염 속에 즉각적인 행동을 호소하면서 한 말이다. 지난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시 유엔 사무총장의 말은 현실이 됐다. 지난여름 계속되는 폭염에 지구촌은 혼수상태가 됐다. 유례없는 가뭄으로 대형 산불까지 발생해 이재민이 급증했고 사람들은 폭염에 지쳤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인류는 지금 뜨거운 의자에 앉아 있는 격"이라면서 "북미, 아시아, 아프리카 및 유럽의 광대한 지역에서 잔인한 여름이 이어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인간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도 상승으로만 제한하고 최악의 기후 변화를 피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극적이고 즉각적인 행동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의 이런 호소는 2023년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 될 것이라는 세계기상기구(WMO)의 전망 발표에 따른 것이었다. 당시 WMO는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지난 7월의 첫 3주간은 지구가 가장 더웠던 3주로 확인됐으며 7월 전체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3S의 데이터에 따르면 7월 1~23일 전 세계 평균 지표면 기온은 16.95℃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월간 전 세계 평균 지표면 기온 최고치인 16.63℃(2019년 7월)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7월 6일 전 세계 평균 지표면 기온이 17.08℃로 2016년 8월 13일의 섭씨 16.8도를 훌쩍 뛰어넘는 등 폭염이 지속된 탓이다. WMO는 이런 추세에 비춰 7월이 역대 가장 더운 달이 될 것으로 유력하게 예상했고 실제 그랬다.
당시 이런 기상이변에 대해 구테흐스 총장은 "최근 벌어지는 모든 일은 그동안 이어졌던 예측과 반복되는 경고와 완전히 일치한다. 유일하게 놀라운 것은 변화의 속도"라고 설명하고 "이제 기후변화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의 일이 됐다. 그리고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은 정치인들이 신속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공기는 숨을 쉴 수 없고, 더위는 견딜 수 없으며, 화석 연료의 이익과 기후 무대책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리더가 앞장서야 합니다. 더 이상 망설일 필요도, 변명할 필요도, 다른 사람들이 먼저 움직이기를 기다릴 필요도 없다. 그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고 역설했다.
지난 20일 개막한 제8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UMFF)에는 쓰레기통이 없다. 영화제 측이 쓰레기 없는 영화제를 추구하면서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일대 영화제 행사장에는 쓰레기통을 비치하지 않았다. 국내 축제 최초로 다회용기 사용을 도입한 UMFF는 올해도 친환경 축제를 지향했다. 공모를 통해 식음료 입점 업체를 선정했다. 이들 식음료 부스에는 재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용기가 사용된다. 용기는 울산 최초 다회용기 렌탈·운영업체인 '더맑음'이 제공했다. 여기에다 UMFF는 관객들이 직접 텀블러나 도시락 등 식기를 사용하는 경우 기념품, 관람권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영화제 관람객과 참가자들에게 환경 실천을 유도하고 있다.
'더맑음(주)'는 쓰레기를 줍다가 의기투합한 생협 활동가(대표 신유희)와 환경 강사(팀장 유지연) 등이 꾸린 다회용기 렌탈·운영 업체라고 한다. 유지연 더맑음 팀장은 "더맑음은 더 많은 지구를 위해 활동하는 사업체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행사나 축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다회용기를 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버려지는 쓰레기들을 활용해 새로운 자원으로 재활용(업사이클링)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고 회사를 소개했다.
더맑음은 지난 5월 울산 고래축제에서도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와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진행하는 관광두레사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래축제 식음 부스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었는데도 쓰레기 배출량을 2배 이상 줄였다고 한다. UMFF의 쓰레기 없는 영화제는 관람객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국내 유일의 산악영화제인 UMFF는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영남알프스 자락에서 개최되는 만큼 산 쓰레기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친환경 용기 사용은 필요하다. 산 쓰레기는 산을 훼손한다. 산 쓰레기는 산불 발생 우려도 높인다. 쓰레기 없는 축제는 비단 산뿐만 아니라 바다와 도심에서도 도입되고 실천해야 한다. 유엔 사무총장의 경고가 아니라도 신음하는 지구를 살리고 지키기 위해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환경 시민으로 거듭나야 한다.
출처 : 경남매일(http://www.gn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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